[책 소개]

그날 이후 모든 게 망가졌다. 이해 못할 정현의 행동으로 인해 난 너무 아팠고 힘들었다.

그래서 그 아이를 용서할 수 없다.

“단 한 번도 그 애한테 미안하다는 생각 같은 건 안 들디?”

“전혀!”

“너, 잘못 하고 있는 거야.”

“너, 언제 그 놈이랑 얘기한 적 있지? 제 입으로 그래? 억울하대?”

“넘겨짚지 마.”

아무 생각이 없었다. 아니 원망은 했었다. 그날 연수가 그곳에 가지 않았더라면……

오랜 망설임 끝에 그녀를 위해 했던 행동이 정현에겐 족쇄가 되었다.

너무나 아프고 힘들었던 기억을 함께 앓아야만 했던 연수와 정현

오랜 시간을 돌고 돌아 드디어 마주볼 수 있게 된 그들의 선택은 과연 무엇일까?

[본문 내용 중에서]

“잔인하다는 생각 안 들어요?”

“적반하장이라는 말이 떠오르네.”

“내가 하……고 싶은 얘기예요.”

고개를 돌린 정현이 안타까운 눈으로 연수를 바라보았다. 닦아낸 자리에 고스란히 번진 눈물에 연수의 얼굴이 여러 겹의 그림처럼 흩어졌다.

남자라는 종(種)이 눈물을 흘리는 일 같은 건 본 적 없는 연수의 눈에 놀람이 서렸다. 그녀의 눈동자에 깃든 감정이 짙어질수록, 정현의 눈엔 더욱 많은 물기들이 차올랐다.

“너…… 왜 이래……”

“힘들어요…… 정말 힘들다고요……”

고개를 뒤로 젖힌 정현이 두 손으로 얼굴을 가렸다. 하지만 들썩이는 어깨까지는 가릴 수 없었다. 무섭도록 고요한 공간 속에 숨죽인 흐느낌이 울려 퍼지자, 연수는 언뜻 무섬증을 느꼈다. 소소한(?) 저의에서 감행한 일탈과 어느 사이 찾아든 일상의 경계에 서 있는 혼란 때문이었다.

“네…… 네…… 가 뭘 잘 했다고 울어?”

띄엄띄엄 간격을 둔 엉성한 말이 입술 사이로 새나갔다. 하지만 그런 연수의 당황함에도 불구하고 정현의 흐느낌은 한동안 계속되었다.

“그만 울어. 셋 셀 동안 안 그치면 이대로 가 버릴 거니까 마음대로 해.”

“가……지 말아요.”

흥건하게 얼굴을 적신 눈물을 손바닥으로 훔쳐낸 정현이 가라앉은 목소리로 말했다.

“그럼 그쳐.”

“미안해요.”

“미안한 거 알면 그치라고.”

“내가, 내가 뭘 어떻게 하면 되는 거죠?”

[프로필]

서연

아직

사랑을 배워 가고 있습니다.

◆ 출간작

서시

소망상자를 확인해주세요

51%의 사랑, 49%의 사랑

결혼, 살아보고 할까요?

사랑 시즌

연인이 되기까지

애인대행

나도 정부가 있었으면 좋겠다 외 다수.

[목차]

[프롤로그]

[그 여자, 정연수]

[우연 그리고 비호감]

[두 번째 우연, 달갑지 않은]

[트라우마, 여전히 같은 자리]

[우연, 삶의 장난을 닮은]

[囚人]

[Exodus, 그리고 광야]

[시간의 변이, 어느 날 갑자기]

[바람, 향방을 바꾸다]

[여러 겹의 현기증]

[귀로]

[비로소 아픔을 깨우치다]

[랑그와 빠롤]

[사랑을 단언할 자, 누가 있을까]

[에필로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