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 소개]

“있잖아요, 너무 마음에 두지 말아요.”

“뭘?”

“나요, 어젯밤 일이요. 우리 화원이요.”

자식이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꿈도 포기하고

오직 아버지의 명령에 복종해야만 하는 신세지만

첫 만남부터 마음에 들지 않은 여자와 결혼만은 할 수 없었던 승우.

그런 승우가 답답한 그의 아버지 조 회장은

당장 공사에 들어가야 하는데

죽어도 땅을 팔지 않겠다고 버티는 작은 화원의 주인을 설득하라며

그를 그 화원에 일꾼으로 위장 취업 시킨다.

아버지의 명령이기에 어쩔 수 없이

이상한(?) 여자 셋이 포진해 있는 화원에 취업하게 된 승우.

하지만 어려운 환경에서도 아버지의 뜻을 지키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솔직하고 따스한 성격의 하늘과

자신의 잃어버렸던 꿈을 일깨워 주는 데이지,

그리고 두 딸들의 지주이자 집안의 대들보 같은 미희로 인해

점차 마음이 변해 가기 시작하는데…….

하늘 정원, 그곳에는 잃어버렸던 그의 꿈과 사랑이 있습니다.

[본문 내용 중에서]

“하늘아, 사실은.”

“하지 마요! 알아요! 다 들었어요, 다 알고 있다고요!”

울음 섞인 그녀의 목소리에 승우는 당황했다. 그럴 줄 예상했지만 하늘의 이런 반응은 예상 못했다. 머릿속이 하얗다.

저 여린 가슴에 다른 사람도 아닌 자신이 못을 박고 말았다. 얼마나 놀랐을까? 얼마나 배신감에 치를 떨었을까? 하지만 지금은 그게 아니다. 하늘이 오해할지도 모를 그 부분은 분명히 풀어 주어야만 했다. 잠시 말을 잃었던 승우가 입술을 열었다.

“미안하다. 내가 너에게 굉장히 큰 잘못을 했다. 하지만 이젠 아니야. 내가 너랑 이 화원을 지켜 줄 거다. 그러려고 지금 준비하고 있는 것도 있어. 그러니까 하늘아!”

간절하게, 너무나도 간절하게 하늘의 이름을 불러 보는 그였다. 하지만 하늘은 냉정하게 그에게서 등을 돌려 버렸다. 저를 등지고 선 하늘을 보며 승우는 더 이상 말을 잇지 못했다. 잠시간의 침묵이 승우의 숨통을 틀어쥐었다. 가슴이, 그의 심장이 바짝 오그라들고 있었다.

승우가 끔찍한 고통 속에서 허덕이고 있는 그때에도 하늘은 그렇게 가만히 서서 어둠만 응시한 채, 미세한 미동조차 없었다. 그러던 그녀가 조용히 물었다.

“왜…… 지켜 주려고 그러는 거죠?”

하늘은 감정 한 톨 스미지 않은 차분하고 조용한 목소리로 그에게 묻고 있었다. 가슴을 틀어쥐고 있던 승우의 손이 툭 떨어졌다. 진지하고 엄숙하게 몸가짐을 바로 한 그가 대답했다.

“세상 그 무엇에 견줄 수 없을 만큼, 하늘이 네가, 이 화원이, 아주머니와 데이지가 내게 소중하니까!”

똑같은 음색으로 하늘은 또 물었다.

“왜, 우리가 아저씨에게 소중한 거죠?”

“사…… 랑하니까, 나도 모르게 사랑하게 돼 버렸으니까. 그래서 모두 다 내게 소중한 것이 되어 버렸다.”

[프로필]

이선혜(블랙)

[시작은 미비하지만 그 끝은 창대하리라.]

창대한 끝을 향해 지금도 고군분투 중.

출간작

[카사노바 & 쇼걸] [회색 겨울] [미운 정 고운 정] [하늘정원] [뻔뻔한 남자]

[악연 혹은 인연] [우리가 다시 사랑하기까지]

[목차]

01. ~ 11.

에필로그 1

에필로그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