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는 혼자 두지 않겠다고 약속하지.

“성인이 되자마자 널 내 성으로 데려가지. 나한테 시집오는 거야, 꼬마 아가씨.”

“그, 그럼 내가 시집가 주면 날 행복하게 해 줄 거야?”

화창한 어느 봄날, 난 운명처럼 만난 꽃 같은 코델리아와 결혼을 약속했다. 그런데 6년 뒤, 그녀의 가문이 몰락했다는 소식을 들었고 사라져 버린 코델리아를 백방으로 찾았지만 생사조차 알 수 없었다. 낙담한 채 하루하루 살아가던 나에게, 갑자기 도움을 요청하는 정체 모를 여인이 나타났다. 그리고 어느새 내 성에서 일하고 있는 그녀에게 자각하지 못하는 새 자꾸 눈길이 가게 되는데…….

▶잠깐 맛보기

“여기서 뭘 하고 있는 거지?”

“당신은 그때…….”

라이언은 코델리아를 보자 안심하는 한편, 그녀에게 알 수 없는 화도 났다.

“어떻게 지금 여기에 있는 거지?”

“여러 가지 사정이 있었어요. 전 그럼 이만…….”

그녀가 떠나려고 몸을 돌리자 라이언이 코델리아의 팔목을 잡고 그녀를 다시 돌려세웠다. 그는 코델리아의 얼굴을 다시 한 번 자세히 바라봤다.

“어디에서 날 본 적이 있었던가?”

“그, 그야, 지난번에 봤으니까요.”

“아니, 그게 아니야. 분명히 어디선가…….”

“그만 놔주세요!”

그녀는 힘을 주어 그의 팔목을 뿌리치고 성 쪽으로 달렸다.

코델리아가 뛰어가는 뒷모습을 보는 라이언의 눈이 그녀가 손에 들고 있는 옷에 가서 멈췄다. 분명 성안의 시종이 입는 옷이었다.

“그랬군.”

그가 제게서 달아난 그녀를 보며 중얼거렸다.

▶목차

1. 약속

2. 오스테른가의 비극

3. 길 위에 선 남매

4. 낯선 세상, 낯선 사람들

5. 아주 조금 그대 가까이

6. 가랑비에 젖어 가듯이

7. 나를 잊지 말아요

8. 살얼음

9. 비가 그친 자리에 따뜻한 꽃바람

10. 비밀

11. 가슴앓이

12. 아발론

<외전 3부>

1. 광야의 미녀와 야수

2. 두 여인

3. 그리고 그들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