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검과 왕녀]는 <북주국 시리즈>의 마지막 다섯 번째 이야기로, 기존에 출간된 작품에서 전체적으로 수정 및 내용 추가가 이루어진 [개정판]입니다.

“너 아니지? 그 검 아니지?”

검이 물끄러미 제 손에 들린 검집을 내려다보았다.

“영감, 나도 당혹스러운데 여기 어떻게 돌아가?”

북주국야사의 후일담.

천 년 동안 북주국의 신물로 북주국을 지켜온 현무화룡도,

놈의 애칭은 변태검.

제련을 위해 반선 허주유에게 해부(?)를 당하고 난 뒤

무생물인 검에서 인간화가 되었다!

어느 날, 사바누 크세노의 딸 나야하 공주 앞에 왕의 무기인 검이 사람이 되어 찾아왔다!

천 년의 역사 동안 북주국을 지켜온 신물 현무화룡도, 일명 ‘변태검’과

북마왕 사바누 크세노의 딸 천방지축 공주 나야하의 신비한 사랑 이야기.

[본문 내용 중에서]

……얼마를 잤는지 가늠할 수 없을 정도의 시간이 지났다.

검은 실눈을 떴다. 제 알몸이 푹신한 침상 위에 누워 있는 것을 발견하고 어리둥절해졌다.

‘내가 또 깨어났나?’

잠을 얼마나 잤지? 몇 달간? 아니면 몇 년간? 몇 십 년이나 몇 백 년이 지난 걸까?

실제로 백 년 넘게 잠을 잔 적도 있었기에 검은 어리둥절했다.

옆을 돌아보니 녹발의 긴 머리카락을 늘어뜨린 채 한 사람이 등을 돌려 누워 자고 있었다.

유난히도 허리가 잘록해 보이는 새하얀 맨 등이었다.

‘안 입었어?’

검의 눈이 번쩍 떠졌다.

‘우와, 여자?’

생각해 보니 여자의 맨가슴을 본 기억이 없다! 아니, 사람의 맨몸도 제가 본 제 몸뚱이가 처음이었다.

타인의 몸 따위는 모른다.

검의 시선이 사내라기엔 꽤 가늘어 보이는 하얀 팔에 꽂혔다.

‘설마 나야하? 나야하가 컸어?’

뒤척이던 몸이 이불을 쫓아 검에게 제 엉덩이와 몸을 밀어붙이고 있다.

오오, 검은 환호했다.

아침의 해가 밝게 뜨고 있다. 잠결에 신음을 흘리던 상대가 햇살이 뜨거웠는지 눈을 가리며 몸을 뒤척였다.

늘씬한 상체를 드러낸 누군가가 돌아누웠고 실눈을 떴다가 알몸의 검을 발견했다. 그 놀란 녹안이 더 커졌다.

‘어라?’

검은 고개를 갸웃거렸다.

‘어디서 많이 본 얼굴인데?’

헤르 크세노를 닮은 곱고 여린 얼굴이었다. 그리고 지독한 미인이었고, 상체에는 아무것도 입지 않았다.

‘뭔가 이상한데?’

검의 시선이 저절로 상대의 가슴팍으로 향했다.

가슴이, 아주 놀라울 정도로 판판했다.

“너, 남자야?”

상대도 눈을 번쩍 떴다. 그리고.

“으아아아아악!”

“으아아아아악!”

검도 놈의 비명에 놀라 저도 비명을 질렀다.

“검, 이 자식! 왜 또 깨어난 거냐!”

예쁜 얼굴에 비해 굵직한 목소리가 들렸다.

검은 발길질에 침상 아래로 나동그라지며 멍하니 생각했다. 소년일 때보다 몇 배로 더 예뻐져서 몰랐는데 이 자식 루야다! 루야 크세노다.

루야가 미인 요괴 어른이 됐다!

[프로필]

효진

성은 김, 이름은 효진. 닉네임 나미브.

한국로맨스소설작가협회(lovepen) 소속.

<종이책 출간작>

춤추는 오렌지에 관한 단상, 북주국이야기

내사랑 김빈곤, 해국이색혼례담, 칼리, 산사나무, 부부전

남주국설화, 북주국야사, 지중해의 불꽃, 적도의 밤, 내 아내는 짐승, 내 남편은 맹수

황궁의 꽃이 되다

<이북 출간작>

만월 기묘한 밤의 이야기, 빛나는 밤 사랑하는 달

검과 왕녀, 스페셜데이(단편집), 베이비돌, 발정은 묘약을 타고,

금단의 관계, 왕과 소녀: 금욕의 관계, 잔인한 복수, 마법사와 결혼하는 방법,

총애, 황제와 소녀: 구속의 관계 등

[목차]

1 ~ 10

후기